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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각하는 부모가 되어라 등록일 2021.06.17 22:45
글쓴이 브레멘 조회/추천 844/4


EBS 60분 부모 : 문제행동과의 한판승 편

생각하는 부모가 되어라

아이를 키우다 보면 매번 같은 기준으로 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유아기 때는 무조건 달려가 원하는 것을 충족해주고, 안전하게 지켜주어야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달라진다. 아이가 계속해서 성장하기 때문에 엄마는 늘 새로운 문제에 맞닥뜨린다. 따라서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하기 위해 양육법도 그에 맞춰 바꾸는 것은 당연하다. 또 아이가 자랄수록 그에 맞는 태도와 가치관을 갖게 만들기 위해서라도 늘 아이에게 맞는 양육법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부모들 중에는 굳이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아이는 저절로 큰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고, 어떻게 하는 게 맞는지 알지만 몸이 따르지 않아 하지 못한다는 사람도 많다. 예전에는 아이를 낳으면 저절로 부모가 되는 것으로 여겼고 부모 노릇도 그냥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아이도 여럿이다 보니 하나하나에게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본능과 직감, 감정에 따라 양육 원칙이 달라졌다.

하지만 옛날에는 이런 엄마 태도를 바로잡을 수 있는 가족이 있었기 때문에 아이의 인성이 모나지 않게 자랄 수 있었다. 살림하랴, 아이 키우랴 여유가 없는 엄마 대신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달래주기도 하고, 큰형이 도닥여주기도 했다. 아이 주변에 애정과 관심을 주는 사람이 많으니 아이는 말 그대로 ‘저절로’ 자라는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요즘에는 아이 주변에 사람이 없다. 하루 종일 엄마와 둘이서 콘크리트 감옥 같은 아파트에서 지내다 보면 아이도, 엄마도 스트레스가 잔뜩 쌓인다. 할 일 많은 엄마는 아이에게 정성을 쏟기 힘들다. 그러다보니 엄마의 애정을 바라는 아이는 떼가 늘고 문제행동이 발생한다. 배운 적 없는 육아 때문에 엄마는 아이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모르며, 그저 본능이 가르쳐주는 대로 아이의 신체적 안전에만 신경 쓰게 된다.

하지만 신체 건강도 아이 성장의 일부분이다. 신체발달과 더불어 심리적으로도 성숙해져야 하며, 독립된 사람으로 살아갈 준비를 해주는 게 필요하다. 이런 역할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 깊은 관심과 고민, 적절한 판단으로 가능하다. 그러므로 부모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생각하는 양육’이 필요하다.

대현이는 미운 일곱 살이라선지 엄마가 무슨 말만 하면 ‘싫다’는 대답을 입에 달고 지낸다. 갖고 논 장난감을 정리하라고 해도, 놀고 난 뒤 손을 씻으라고 해도 ‘싫다’고 말하면서 도망가기 일쑤다. 같은 말을 여러 번 반복하고 엄마 목소리가 커져야 겨우 말을 듣는 척한다. 점점 다루기 힘들어지는 대현이 때문에 엄마는 고민이 많다. 대현 엄마는 자신이 아이에게 말하는 방법이 잘못된 것 같아 ‘화내지 않고 말하기’를 시도해보았지만 오히려 아이는 엄마를 우습다는 듯이 보면서 말을 더 듣지 않았다. 부모교육에서 들은 대로 화내지 않고 좋게 여러 번 말했는데도 아이가 말을 안 듣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일까?

대현 엄마가 놓친 것이 ‘생각하는 양육’이다. 엄마는 교육과정에서 배운 방법을 아이에게 그대로 응용했지만 그렇게 했을 때 과연 아이가 어떻게 반응할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같은 방법을 쓰더라도 아이마다 다르게 반응할 수 있다. 특히 기질 차이는 아이와 부모의 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아무리 효과적인 방법이라 해도 모든 아이에게 마술적으로 통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의 기질을 가장 잘 아는 엄마가 이 방법이 과연 내 아이에게 적당한지 잘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생각하는 양육은 엄마가 행동에 따라 나올 결과를 예상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가 정확해야 효과적으로 양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나 이거 하기 싫어”라고 했다면 어떻게 대하는 것이 아이에게 더 맞는지 생각해본다. 강하게 말했을 때 따라오는 아이가 있는 반면 마음을 이해하고 보듬어주었을 때 더 잘 따라오는 아이가 있다. 상황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자기편이 되어줄 사람이 옆에 있을 경우 평소 말을 잘 듣는 아이도 다른 행동을 보일 수 있다. 이때는 잠깐 지시를 멈추고 그 문제부터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변 사람에게 아이 편을 들어주지 못하도록 말하거나 아이와 단둘이 있을 때 문제해결을 하는 식으로 생각을 바꿀 수도 있다.

혹시 지금 내 아이가 어떤 방법을 써도 바뀌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면 내가 지금 ‘생각하는 양육’을 하는지 살펴보자. 생각하는 양육을 할 때는 지금 내가 아이에게 쓰는 방법이 아이가 성장했을 때 어떤 식으로 드러날지 예측해야 한다. 현재 내가 아이와 부딪친 문제를 아이는 자라면서 생활에서 부딪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릴 때부터 아이가 원하는 대로 아주 비싼 장난감을 사주며 키웠다면 아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원하는 것은 반드시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봉이 4,000만 원인데 1억 원짜리 차를 갖고 싶다고 연봉을 다 쏟아 붓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반대로 아이가 갖고 싶은 것을 너무 안 사주는 것도 문제가 된다. 자기가 원해도 안 되어 많이 좌절한 아이는 최선을 다해 노력하지 않고 쉽게 포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하는 것을 어떻게 갖느냐’ 같은 문제에서 부모가 아이에게 어떤 기대를 하는지 생각해보자. 상식이 있는 부모라면 “네가 원하는 건 무엇이든 다 가질 수 있어. 내가 너에게 평생 모든 걸 다 줄 거야”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미래에 대한 계획 없이 충동적으로 돈을 쓰는 사람, 적성에 맞는 직장을 사소한 실패 때문에 그만두는 사람들은 이런 환경에서 살아오지 않았을까?

보통 부모라면 아이가 문제에 부딪혔을 때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현실에 맞게 판단하며, 원하는 것을 갖기 위해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기를 바란다. 이렇게 키우려면 아이가 욕구를 조절할 수 있게 부모가 도와줘야 한다. 항상 좋은 답을 찾기는 어려울 수 있으나 아이를 가르칠 때는 나중에 커서 같은 상황을 겪을 때 아이가 어떻게 행동하면 좋을지를 생각하며 다양한 방법을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네이버 지식백과] 생각하는 부모가 되어라 (EBS 60분 부모 : 문제행동과의 한판승 편, 2010. 5. 21., EBS <생방송 60분 부모> 제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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